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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단어도 짝이 있다

우리 속담에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짝이 있다는 얘기다. 단어도 마찬가지다. 단어도 저마다 타고난 속성이 있어 둘을 붙여 놓았을 때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있다. 앞말의 특성 때문에 뒷말의 선택에 제약이 온다고 해서 이런 것을 ‘의미상 선택 제약’이라 부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기지개’다. “꽃망울이 기지개를 펴는 봄날이다” “벚꽃들이 기지개를 펴고 봄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기지개를 펴고 활기차게 움직여 보자” 등처럼 사용된다. ‘기지개’는 피곤할 때 몸을 쭉 펴고 팔다리를 뻗는 일을 가리키는 낱말이다. ‘기지개’ 자체에 ‘펴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의미가 중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펴다’가 아니라 ‘켜다’와 결합시켜 ‘기지개를 켠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예문도 ‘지지개를 켜는’ ‘기지개를 켜고’로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앙금’도 이런 단어 가운데 하나다. ‘앙금’은 녹말 등의 부드러운 가루가 물에 가라앉아 생긴 층을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구성원 간 앙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미 다 가라앉아 생긴 것이 ‘앙금’이어서 더는 가라앉을 수가 없다. ‘앙금이 가시지 않고 있다’와 같이 ‘가시다’는 표현을 활용해야 한다.   ‘하락세’도 마찬가지다 “하락세로 치닫고 있다”는 말을 많이 쓴다. 그러나 ‘하락세’는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치닫다’는 위쪽으로 달려 올라가는 것을 뜻하므로 서로 충돌이 일어난다. “하락세로 내리닫고 있다”나 “하락세로 내닫고 있다”고 해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단어 단어 가운데 의미상 선택 우리 속담

2025-02-20

[우리말 바루기] 나날이, 다달이, 철철이

“일취월장이 뭔지 알죠?”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난감하다. 나만 모르는 줄임말인가 의심부터 들어서다. 인터넷엔 ‘일찍 취업해 월급 모아 장가가자’ ‘일요일에 취하면 월요일에 장난 아니다’는 언어유희가 떠돈다. 일취월장(日就月將)은 ‘시경’에서 나온 말이다. 나날이 다달이 자라거나 발전함을 이른다.   얼마 전 일취월장의 뜻풀이에 나온 ‘다달이’가 화제가 됐다. 한 교양 프로그램의 문제로 출제되면서다. 달마다를 이르는 말로 ‘달달이’를 정답으로 꼽은 사람이 많았지만 ‘다달이’로 표기하는 게 바르다. 매일매일을 이르는 ‘나날이’도 ‘날날이’로 사용하지 않는다.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때 ‘ㄹ’ 소리가 나지 않으면 안 나는 대로 적는다는 맞춤법 제28항에 따른 것이다. ‘ㄹ’ 받침을 가진 말이 합성어나 파생어를 형성할 때 ‘ㄹ’ 받침이 발음되지 않게 바뀌었다면 바뀐 대로 표기한다는 얘기다. 대체로 끝소리 ‘ㄹ’은 ‘ㄴ, ㄷ, ㅅ, ㅈ’으로 시작하는 말 앞에서 탈락한다. 따님(←딸+님), 차돌(←찰-+돌), 화살(←활+살), 바느질(←바늘+질) 등과 같이 쓰인다.   ‘날’은 ‘ㄴ’으로, ‘달’은 ‘ㄷ’으로 각각 시작하는 말이므로 ‘날날이’ ‘달달이’가 아니라 그 앞의 받침 ‘ㄹ’이 탈락해 ‘나날이’와 ‘다달이’가 된다. 돌아오는 철마다를 뜻하는 ‘철철이’의 경우는 이와 다를까? ‘ㄹ’ 받침 뒤에 ‘ㅊ’으로 시작하는 말이 왔으므로 앞의 ‘ㄹ’을 탈락시키지 않고 그대로 ‘철철이’라고 표기한다. 우리말 바루기 교양 프로그램 맞춤법 제28항

2025-02-19

[우리말 바루기] '애띤' 아닌 '앳된' 얼굴

어릴 적에는 어른처럼 보이고 싶어 어서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나이가 들면 한 살이라도 젊어 보이고 싶은 게 대부분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만약 누군가에게서 “나이에 비해 애띄어 보인다” “애띤 얼굴이 내 나이보다 다섯 살은 어려 보인다” “얼굴이 앳뗘 보여 나보다 훨씬 어린 줄만 알았다” 등과 같은 말을 듣는다면 더없이 기분이 좋을 것이다. 이런 얘기를 듣고 싶다면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방증일지 모른다.   애티가 있어 어려 보인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이처럼 ‘애띠다’ ‘애띄다’를 활용한 ‘애띄어’ ‘애띤’ ‘앳뗘’ 등의 표현을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었다” “붉은빛을 띤 장미”에서와 같이 감정이나 빛깔 등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낼 때 ‘띠다’고 표현하다 보니 ‘아이(애)’ 같은 느낌을 ‘띠고’ 있다고 생각해 ‘애띠다’고 쓰는 듯 보인다. 여기에 사이시옷을 붙여 ‘앳띠다’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띠다’를 ‘띄다’로 바꿔 ‘애띄다’ ‘앳띄다’와 같이 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잘못된 표현이다. 애티가 있어 어려 보인다는 뜻으로는 ‘앳되다’가 바른말이다. ‘앳되고, 앳된, 앳돼’ 등으로 활용된다. 따라서 앞서 든 예문은 “나이에 비해 앳되어 보인다” “앳된 얼굴이 내 나이보다 다섯 살은 어려 보인다” “얼굴이 앳돼 보여 나보다 훨씬 어린 줄만 알았다” 등으로 고쳐야 한다.   얼굴뿐 아니라 목소리가 어리게 느껴질 때도 ‘앳되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풋풋하고 앳된 목소리에 가슴이 설렜다” “앳된 음성이 전화기를 통해 들려왔다” 등과 같이 쓸 수 있다.우리말 바루기 얼굴 정작 나이

2025-02-18

[우리말 바루기] 더는 ‘더 이상’을 쓰지 말자

더 이상 실망시키지 마 아직은 널 좋아하니까/ 더 이상 꾸미려 하지 마 원래 네 모습이 더 좋으니까…   ‘더 이상’이라는 노래 제목이 꽤 많다. 그 가운데 가사를 하나 옮긴 것이다. ‘더 이상’이란 말에서는 무언가 부정적인 요소가 생겨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상황이 그려진다. 연인 관계에서도 이러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이라는 노래 제목이 많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상에서도 ‘더 이상’이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몇년 전 드라마 ‘SKY 캐슬’에서도 “더 이상 지옥에서 살기 싫어”라는 외침이 명대사로 회자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자주 사용되는 ‘더 이상’이라는 표현에는 어법상 다소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더’는 ‘계속해’ 또는 ‘그 이상으로’를 뜻하는 말이다. “조금 더 기다리자”에서는 ‘계속해’란 의미로 쓰였다. “날씨가 어제보다 더 춥다”에서는 ‘그 이상으로’를 뜻한다. ‘이상(以上)’은 수량이나 정도가 일정한 기준보다 더 많거나 나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만 20세 이상 가능하다” “둘은 보통 이상의 관계다”처럼 사용된다.   결국 ‘더’와 ‘이상’은 뜻이 비슷하고 ‘더’에 ‘이상’의 의미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더 이상’은 의미가 중복되는 말이다. 또한 부사는 동사나 형용사를 꾸미는 기능을 하는데 ‘더 이상’은 부사가 명사를 수식하는 형태라 지극히 기형적인 표현이다. ‘더’의 반대말이 ‘덜’인데 ‘덜 이하’라고 하면 몹시 어색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더 이상’이 이렇게 널리 쓰이게 된 것은 영어의 ‘not…any more’ 때문이라고 보는 사람이 있다. 이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로 암기하거나 단순 번역하면서 ‘더 이상’이란 표현에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I can‘t stand any more.”를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로 번역하는 식이다.   해결은 간단하다. 문맥에 맞추어 ’더‘나 ’더는‘으로 바꾸면 된다. “네가 돌아온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더 이상 우리 관계를 지속할 수 없어”에서 ’더 이상‘은 각각 ’더‘ ’더는‘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우리말 바루기 연인 관계 sky 캐슬 이상 지옥

2025-02-17

[우리말 바루기] ‘다시 한 번’, ‘다시 한번’

직장인과 대학생이 가장 헷갈리는 맞춤법으로 띄어쓰기를 꼽은 적이 있다. 우리말에서 띄어쓰기는 정말 어렵다. 띄어쓰기의 어려움을 보여 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가 ‘한 번’이다.     단위는 띄어 쓴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다. 따라서 ‘한 번’이 횟수를 나타낼 때는 띄어쓰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한 번 해서 안 되면 두 번, 세 번 계속 해야 한다”처럼 표기하면 된다. 그러나 ‘한 번’이 시험 삼아 시도함, 기회 있는 어떤 때 등을 나타낼 때는 붙여 써야 한다. 합성어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한번 먹어 볼까” “언제 밥 한번 먹읍시다” 등이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은 어떻게 될까? “다시 한 번 손님을 쳐다보았다”는 문장을 보자. 과거 국립국어원은 이 경우의 띄어쓰기에 대한 질문에 ‘한 번’이 문맥상 횟수를 나타내면 띄어 쓰고 그렇지 않으면 합성어로 붙여 써야 한다고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다 보니 여기에서 ‘한 번’을 띄어야 한다, 붙여야 한다 논란이 많았다. 문맥으로도 의미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혼선이 이어지자 국립국어원은 다행히 2015년 표준정보보완심의회 의결을 거쳐 의미에 상관없이 ‘다시 한번’의 구 형태에서는 ‘한번’을 붙여 쓴다고 결정했다.   즉 문맥을 따지지 않고 ‘다시 한번’으로 붙여 쓰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시 한번’에서 ‘한번’은 무조건 붙여 쓰면 된다.우리말 바루기 문맥상 횟수 표준정보보완심의회 의결 과거 국립국어원

2025-02-16

[우리말 바루기] 양면작전과 양동작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달래고 으르는 방법을 즐겨 사용한다. 북한이 군사행동을 하면 후회할 것이라고 주장하다가도 자신은 누구보다 평화적인 해법을 선호한다고 말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1기 집권 당시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게 된 과정도 제재와 대화를 병행한 대북 정책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처럼 서로 다른 두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것을 뭐라고 할까?   ‘양동(陽動)작전’이라고 하는 이가 많지만 ‘양면(兩面)작전’이라고 해야 바르다. “강한 힘을 기반으로 한 압박과 외교를 통한 대화를 적절히 구사해 온 양동작전이 김정은을 움직였다”와 같이 쓰면 안 된다. 이때는 ‘양면작전’이라고 하는 게 적절하다. 두 방면에서 동시에 하는 작전을 이르기 때문이다.   ‘양동작전’은 적의 경계를 분산시키기 위해 장비나 병력을 움직여 공격할 것처럼 적을 속이는 것을 말한다.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성동격서(聲東擊西)’와 뜻이 통한다. 영덕 장사상륙작전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인민군에 대한 기만술을 펼친 양동작전의 하나였다.   ‘양면작전’과 ‘양동작전’은 다르다. “중국은 대미 통상 보복을 경고하고, 금융 부문을 포함한 중국 시장에 미국 기업이 접근하도록 장려하는 양동작전을 대책으로 논의해 왔다”고 하면 안 된다. ‘양면작전’으로 고쳐야 바르다. 우리말 바루기 양면작전 양동작전 영덕 장사상륙작전 도널드 트럼프 대북 정책

2025-02-13

[우리말 바루기] 접미사 ‘-다랗다’의 사연

기다랗고 가는 목에 타원형의 얼굴. 모딜리아니 초상화의 특징이다. 이런 화풍은 그의 병증이 한몫했다는 주장도 있다. 모딜리아니의 작품 속 형태 변형이 심한 난시와 관련됐다는 것이다.   매우 길다는 의미의 단어 ‘기다랗다’도 잘못된 형태로 종종 표현되곤 한다. “긴 타원형의 얼굴 아래로 음악처럼 흐르는 길다란 목” “백조같이 길다랗고 가는 목”처럼 쓰면 안 된다. ‘기다란’ ‘기다랗고’로 고쳐야 바르다. ‘길다랗다’를 기본형으로 알고 잘못 활용한 경우다.   ‘길다’에 그 정도가 꽤 뚜렷하다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 ‘-다랗다’가 붙은 말이므로 ‘길다랗다’로 읽고 써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왜 어간 ‘길-’에서 ㄹ이 탈락한 ‘기다랗다’를 표준말로 삼은 걸까? 발음이 [기ː다라타]로 난다.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때 ㄹ소리가 안 나면 나지 않는 대로 적는다는 맞춤법 28항 규정에 따랐다.   ‘높다랗다(←높다)’와 같이 용언의 어간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은 어간의 원형을 밝혀 적는 게 원칙이나 ‘기다랗다’는 변한 형태를 표준어로 삼았다. ‘가느다랗다(←가늘다)’도 같은 예다.   ‘짤따랗다(←짧다)’는 왜 이런 형태가 됐을까?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않을 땐 소리대로 적는다는 맞춤법 21항 규정 때문이다. [짤따라타]로 발음되므로 ‘짧’에서 ㅂ은 버리고 뒤의 접미사 ‘-다랗다’도 소리를 반영해 ‘짤따랗다’가 됐다. ‘널따랗다(←넓다)’ ‘얄따랗다(←얇다)’도 같은 이유로 표기가 정해졌다. ‘굵다랗다(←굵다)’는 같은 겹받침 단어이지만 뒤에 있는 받침인 ㄱ이 발음되므로 원형을 밝혀 적는다.우리말 바루기 접미사 사연 모딜리아니 초상화 형태 변형 얼굴 아래

2025-02-12

[우리말 바루기] 후년과 내후년

“내후년에는 1위가 목표입니다!” 어느 기업의 사장이 직원들에게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내년에는 시장 2위로 도약하고 그다음 해엔 업계 1위를 목표로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회사의 직원들은 사장의 목표가 몇 년에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까?   2025년을 기준으로 2027년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내후년’을 올해의 다음다음 해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장도 그렇게 설명한다. 내년(2026년)에는 시장 2위로 도약하고 그다음 해(2027년)엔 1위로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후년에는 1위가 목표입니다!”라고 이야기했어야 옳다. 내년 다음 해는 ‘내후년’이 아니라 ‘후년’이다. 내후년은 3년 뒤를 가리키는 말이다. 올해(2025년)를 기준으로 하면 내후년은 2028년이다.   2027년이라 쓰고 내후년이라고 설명해선 안 된다. 내년(올해의 바로 다음 해)은 2026년, 후년(올해의 다음다음 해)은 2027년, 내후년(후년의 바로 다음 해)은 2028년이다. 내후년을 ‘후후년’이라고도 쓴다.   지나간 해의 경우 ‘작년→재작년→재재작년’으로 나타낸다. 각각 1년 전, 2년 전, 3년 전을 말한다. 순우리말로 표현하면 ‘지난해→지지난해(=그러께)→그끄러께’가 된다. ‘그러께’와 ‘그끄러께’는 2일 전을 나타내는 ‘그저께’와 3일 전을 나타내는 ‘그끄저께’와 혼동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후년과 내후년 후년과 내후년 다음다음 해로 내년 다음

2025-02-11

[우리말 바루기] ‘창난젓’으로 불러 주세요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을 가진 생선도 없다. 잡는 시기나 가공법, 색깔 등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생선이기도 하다. ‘내장은 창란젓, 알은 명란젓, 아가미로 만든 아가미젓….’ 강산에의 ‘명태’란 노랫말에도 나오듯 젓갈로도 친숙하다.   시와 노래의 소재가 될 정도로 사랑받는 국민 생선이지만 종종 잘못된 이름이 쓰인다. 강산에가 지난해 평양 공연 때 불러 깊은 인상을 남긴 ‘명태’의 가사에도 잘못된 표기가 눈에 띈다.   노래에 나오는 것처럼 명태로 만드는 젓갈은 크게 세 종류다. 아가미로는 ‘아감젓’을 만들 수 있다. ‘명란젓’은 명태의 알을 소금에 절여 담근 것이다. 또 하나의 재료는 창자다. 이 젓갈을 ‘창란젓’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올바른 용어가 아니다. 명태 창자를 이르는 말은 ‘창란’이 아니라 ‘창난’이다. 젓갈 이름도 당연히 ‘창난젓’이지만 ‘창란젓’으로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강산에가 ‘창란젓’으로 노래한 것을 우연으로 볼 수 없다. 식품업체들이 ‘창란젓’으로 제품명을 표기하는 일도 흔하다. 왜 이런 혼란이 생겼을까. ‘명란(明卵)젓’에 이끌려 ‘창란젓’으로 쓰기 쉽다. ‘창난’은 명태 창자를 일컫는 순우리말로 ‘난’은 알(卵)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창난’은 ‘명란’처럼 알이 아니므로 ‘창란’으로 쓰면 안 된다.   ‘토하젓’과 ‘토화젓’을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생이라는 민물 새우로 만든 젓갈을 ‘토화젓’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이때는 ‘새우 하(蝦)’자를 써서 ‘토하(土蝦)젓’으로 표기해야 한다. ‘토화(土花)젓’은 굴과의 바닷물조개인 미네굴로 담근 젓갈을 말한다.우리말 바루기 창난젓 명란젓 아가미 젓갈 이름 명태 창자

2025-02-10

[우리말 바루기] ‘곽 티슈’가 아니라 ‘갑 티슈’

화장실에서 쓰는 화장지, 즉 둘둘 말아놓은 화장지를 뭐라 불러야 할까? ‘두루마리 화장지’ ‘두루마리 휴지’ 등과 같이 대부분 바로 대답한다. 맞는 이름이다. 그렇다면 화장대나 거실 등에 놓여 있는, 네모난 작은 상자 안에 들어 있는 화장지는 뭐라 불러야 할까? 아마도 대답을 망설이는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잠시 고민을 한 후 ‘곽 티슈’나 ‘각 티슈’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을 찾아보아도 ‘곽 티슈’나 ‘각 티슈’라는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정확한 이름은 ‘갑 티슈’ 또는 ‘갑 화장지’다.   ‘곽 티슈’라고 하는 것은 ‘갑’을 ‘곽’이라고 부르는 데서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곽’은 ‘갑’을 잘못 표기한 것이라고 나와 있다. 즉 물건을 담는 작은 상자는 ‘곽’이 아니라 ‘갑’이 바른말이다. 그러므로 ‘곽 티슈’가 아니라 ‘갑 티슈’라고 해야 한다.   ‘각’은 사전을 찾아보면 상자와 관련한 의미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곽’을 ‘각’으로 발음하다 보니 ‘각 티슈’라는 말을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각 티슈’ 역시 바른말이 아니다. ‘곽 티슈’나 ‘각 티슈’가 아니라 ‘갑 티슈’라고 해야 한다. 국립국어원은 ‘티슈’가 외래어여서 ‘화장지’로 바꿔 부를 것을 권하고 있으므로 ‘갑 화장지’라 부르면 더욱 좋다.   우유를 담는 종이 용기를 가리킬 때도 이와 비슷하게 ‘우유곽’ ‘우유각’이라고 쓰기 십상이다. 이 역시 잘못된 표현이므로 ‘우유갑’이라 해야 한다. ‘우유갑’은 한 단어로 굳어졌다는 판단 아래 사전에 하나의 표제어로 올려 놓았다. ‘우유 갑’처럼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써야 한다.   그렇다면 ‘성냥곽’ ‘분곽’은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다. 성냥을 넣어 두는 작은 종이 상자는 ‘성냥갑’, 얼굴빛을 곱게 하기 위해 얼굴에 바르는 분을 담는 조그만 용기는 ‘분갑’이라고 하면 된다.우리말 바루기 티슈 두루마리 화장지 종이 상자 두루마리 휴지

2025-02-09

[우리말 바루기] 외래어 받침의 비밀

초기 케이크의 형태는 꿀 바른 밀가루에 가까웠다고 한다. 여기에 견과류나 말린 과일이 들어가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cake(케이크)’란 영어 단어가 등장한 것은 13세기 무렵이다. 우리나라엔 구한말 선교사에 의해 소개됐는데 궁궐에서 커피와 함께 대접받았다는 기록도 있다.   이제는 기념일에 케이크가 빠지면 허전할 정도가 됐지만 표기법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생크림케잌 주문받아요” “컵케익 만드는 법”처럼 ‘케잌’이나 ‘케익’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식품의 제품명이나 제과점 진열대에도 ‘케잌’이나 ‘케익’으로 적어 놓을 정도다. 모두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각자 자신의 귀에 들리는 대로 옮기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올바른 표기는 ‘케이크’이다.   왜 ‘케잌’ 대신 ‘케이크’로 사용해야 할까? 외래어 표기법에선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일곱 글자 외에 ‘ㅋ, ㅌ, ㅍ, ㅊ’ 등이나 겹받침은 사용하지 못한다. ‘커피숖’을 ‘커피숍’으로, ‘디스켙’을 ‘디스켓’으로 적어야 하는 이유다.   고유어에선 ‘부엌, 콩팥, 풀숲, 봄꽃’과 같은 표기가 가능하다. 외래어에서 쓰지 않는 받침을 순우리말에 사용하는 이유는 이들 받침소리가 모두 발음되어서다. ‘봄꽃’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만나면 [봄꼬치] [봄꼬츨]처럼 ‘ㅊ’ 소리가 난다. ‘봄꼳’이나 ‘봄꼿’으로 적지 않고 ‘봄꽃’으로 표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외래어는 다르다. ‘커피숍’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결합하면 [커피쇼비] [커피쇼베서]처럼 발음한다. [커피쇼피] [커피쇼페서]로 소리 내는 사람은 없으므로 ‘커피숖’으로 적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케익’은 왜 쓰지 못할까? 외래어의 경우 이중모음 뒤의 ‘k, t, p’ 발음은 받침으로 적지 않고 ‘크, 트, 프’로 표기하도록 돼 있다. ‘브레이크(brake)’를 ‘브레익’이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 ‘cake’도 이중모음 뒤의 ‘k’ 발음에 해당하므로 ‘케익’이 아니라 ‘케이크’로 적는다.우리말 바루기 외래어 비밀 외래어 표기법 외래어 받침 모두 외래어

2025-02-06

[우리말 바루기] 옭맬까, 옥죌까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며 플라스틱 사용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지만 당장 손에 들고 있는 전화기에서부터 지하철 손잡이, 음식 포장재, 단추, 가구와 전등까지 의식주 모두에 플라스틱이 사용되지 않은 부분을 찾기 힘들 정도다. 싸고 편리하다고 마구 사용했던 플라스틱이 인간의 건강에 독이 돼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거북이의 목을 옭매고 있는 버려진 플라스틱 그물처럼 플라스틱은 이제 인간의 삶을 옭매고 있다” “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규제의 고삐를 더욱 옥죄어야 한다”와 같이 플라스틱 사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다수 올라 있다.   바짝 매거나 죄는 일을 뜻할 때 이처럼 ‘옭매다’ ‘옥죄다’를 쓰곤 한다. 그런데 여기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옭매다’와 ‘옥죄다’가 모두 조여서 매는 일을 떠올리게 해서인지 ‘옭매다’와 ‘옥죄다’ 둘 중 하나를 틀린 말로 생각하기 쉽다. 어떤 이는 ‘옭매다’ ‘옭죄다’를 바른 표현으로 알고 있기도 하고, ‘옥매다’ ‘옥죄다’가 바른 표현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그러나 ‘옭매다’ ‘옥죄다’가 바른 표현.   ‘옭매다’는 옭아매다를 줄여 쓴 표현으로, ‘옭다’는 단어에 이미 끈이나 줄로 단단히 감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결국 ‘옭매다’는 옭아서 맨다는 뜻.   ‘옥죄다’는 ‘옭다’가 들어간 표현이 아니다. ‘옥죄다’는 ‘옭아서 죄다’가 아닌 ‘옥이다’와 ‘죄다’를 더한 말이다. ‘옥이다’는 ‘옥다’의 사동사로, ‘안쪽으로 조금 오그라지게 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옥죄다’는 안쪽으로 오그라지게 잡아서 죈다는 뜻이 된다.   ‘옥죄다’를 활용하는 경우에도 “옥죄야 한다”와 같이 ‘옥죄야’를 쓰기 쉽다. ‘옥죄어야’를 줄여 쓴 것이므로 ‘옥좨야’가 바른 표현이다.우리말 바루기 플라스틱 사용 플라스틱 저감 플라스틱 그물

2025-02-05

[우리말 바루기] ‘있음’인가 ‘있슴’인가?

독자에게서 e메일을 받았다. ‘있습니다’ ‘없습니다’를 명사형으로 쓸 때는 ‘있슴’과 ‘없슴’으로 표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우선 ‘~읍니다’ ‘~습니다’에 대해 살펴보자. 지금은 ‘~습니다’로 쓰는 게 당연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과거의 글들을 보면 ‘~읍니다’로 적혀 있는 것이 있다. 나이 드신 분 가운데는 아직도 ‘~읍니다’를 사용하는 사람이 더러 있기도 하다. 예전에는 ‘~읍니다’와 ‘~습니다’를 함께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8년 표준어 규정이 바뀌었다. 모음 뒤에서는 ‘~ㅂ니다’, 자음 뒤에서는 ‘~습니다’를 쓰도록 개정됐다. ‘기쁩니다’ ‘학생입니다’는 모음 뒤에 ‘~ㅂ니다’가 붙은 경우다. ‘먹습니다’ ‘좋습니다’는 자음 뒤에 ‘~습니다’가 붙은 예다.   표준어 규정은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하나의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정하고 있다. 당시 ‘~읍니다’와 ‘~습니다’의 의미 차이가 명확하지 않고 입말에서는 일반적으로 ‘~습니다’가 더 널리 쓰인다는 판단 아래 ‘~습니다’를 표준어로 삼았다.   이제 ‘~습니다’가 자연스럽게 사용되다 보니 명사형으로 만들 때에도 ‘~ㅁ’을 붙여 ‘있슴’ ‘없슴’과 같이 ‘~슴’으로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명사를 만드는 어미 ‘~ㅁ’은 항상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ㅁ’은 모음 또는 ㄹ 받침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어 그 단어가 명사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 준다. ‘끌리다’가 ‘끌림’, ‘만들다’가 ‘만듦’이 되는 것이 이런 예다.   하지만 자음으로 끝나는 말 뒤에 붙을 때에는 소리를 고르기 위해 매개 모음 ‘-으-’를 넣어 ‘-음’으로 쓴다. 따라서 ‘있다’는 ‘있음’, ‘없다’는 ‘없음’으로 적어야 한다.   다른 것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따로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서술어는 ‘~습니다’, 명사형은 ‘~음’이라고 기억하면 큰 문제가 없다.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규정 의미 차이 명사 역할

2025-02-04

[우리말 바루기] 감정노동과 사물 존칭

“문의하신 상품은 품절되셨어요” “주문하신 음료 나오셨습니다”와 같은 표현은 이제 사라졌을까? 여전히 많이 쓰이지만 이를 바로잡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고객의 폭언 등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인 감정노동자 보호법도 힘을 실어 준다.   그동안 모르고도 사용했지만 알고 나서도 사용했다는 것이 고객 응대 노동자들의 속사정이다. 사물에까지 경어를 붙여 말하는 것이 잘못인 줄 알면서도 무례한 고객에게 꼬투리를 안 잡히기 위해서다. ‘사물 존칭’이 퍼지게 된 것은 고객을 왕으로 모시는 과정과 무관치 않다. 고객 만족을 서비스의 최고 가치로 삼으면서 마구 쓰인 측면이 있다. 우리말에서 물건은 높임의 대상이 아니다. 선어말어미 ‘-시-’를 붙일 수 없다. “문의하신 상품은 품절되었어요”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처럼 표현하는 게 바르다.   말하는 이가 주어를 직접 높이는 게 아니라 주어와 관련된 대상을 통해 높이는 것을 ‘간접 높임’이라고 한다. 높임 대상의 소유물이나 신체 일부분, 관련된 사람을 높이는 방법이다. “선생님은 모자가 많으시다” “할머니는 발이 크시다”와 같은 표현이 해당된다. 이 간접 높임과 사물 높임은 다르다. “선생님은 모자가 많으시다”는 선생님의 소유물인 모자를 통해 주어를 높인 것으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찾으시는 모자 있으세요”는 ‘모자’ 자체를 높이는 말로 어색하다.   직원이 손님에게 어떤 행동을 공손히 요구할 때 “자리에 앉으실게요” 등과 같이 말하는 것도 잘못된 표현이다. ‘-시-’는 ‘앉다’의 주체를 높이는 선어말어미다. ‘-ㄹ게요’는 말하는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는 약속이나 의지를 나타낸다. ‘-시-’와 ‘-ㄹ게요’를 어울려 쓰는 것은 어색하다. 자신이 자리에 앉겠다는 것인지, 상대에게 자리에 앉으라는 것인지 모호한 표현이 돼 버린다. “자리에 앉으실게요” 대신 “자리에 앉으세요” “자리에 앉으십시오” “자리에 앉으시기 바랍니다” 등으로 바꿔야 자연스럽다.우리말 바루기 감정노동 사물 사물 존칭 감정노동자 보호법 사물 높임

2025-02-03

[우리말 바루기] ‘쉬림프’가 ‘슈림프’인 이유

요즘 한국에선 독서실보다 ‘스터디센터’란 간판을 선호한다. 식당 차림표에도 영어가 빠지지 않는다. 시대 흐름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지만 최소한의 표기법도 지키지 않는 것은 문제다. 이런 표현이 광고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허다하다.   공무원시험에 출제돼 화제가 됐던 ‘shrimp(새우)’가 대표적이다. 이를 한글로 옮길 때의 표기법을 묻는 질문에 ‘쉬림프’로 답한 이가 많았다. 정답은 ‘슈림프’였지만 유명 업체의 ‘쉬림프 피자’ 광고로 인해 오답이 속출했다. 모 회사의 ‘슈림프 버거’를 즐겨 먹었더라면 맞히지 않았겠냐며 푸념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shrimp’를 ‘슈림프’보다 ‘쉬림프’로 적는 게 원음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떤 표기가 현실음에 더 가까운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차피 영어에서는 자음 소리이고 우리말에선 모음과 결합하게 되므로 원어 발음과는 차이가 나게 된다. 영어 ‘sh’의 표기를 한글로 옮길 때 우리말의 발음 체계 아래 일관성 있게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어말의 [?]는 ‘시’로 적고 자음 앞의 [?]는 ‘슈’로, 모음 앞의 [?]는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샤’ ‘섀’ ‘셔’ ‘셰’ ‘쇼’ ‘슈’ ‘시’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shrimp’의 경우 [?]가 자음 앞에 왔으므로 ‘슈림프’로 표기하는 것이 바르다. ‘슈바이처’ ‘타슈켄트’ ‘카슈미르’ 등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가 단어의 끝에 올 때는 ‘시’로 적어야 한다. 잉글리쉬(English)는 잉글리시, 대쉬(dash)는 대시, 피쉬(fish)는 피시, 플래쉬(flash)는 플래시가 바른 표기법이다   모음 앞에선 [?]가 뒤의 모음과 합쳐진 소리로 구현된다. ‘샤’ ‘섀’ ‘셔’ ‘셰’ ‘쇼’ ‘슈’ ‘시’의 형태로 나타난다. 샤크(shark), 섀도(shadow), 패션(fashion), 셰익스피어(Shakespeare), 쇼핑(shopping), 슈팅(shooting) 등으로 표기한다.우리말 바루기 쉬림프 슈림프 슈림프 버거 쉬림프 피자 외래어 표기법

2025-02-02

[우리말 바루기] ‘알은척’과 ‘아는 척’

분노범죄가 늘고 있다. 작은 시비가 폭행·방화·살인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편의점 주인이 단골인 자신을 아는 척하지 않아 말다툼하다 홧김에 가게에 불을 질렀다” “유산 문제로 다툰 동생이 자신을 보고도 아는 척하지 않아 욱해서 흉기를 휘둘렀다”등이 전형적 사례다.   자신이 무시당해서라는 가해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말인 “아는 척하지 않아”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단골인 자신을 알은척하지 않아” “자신을 보고도 알은척하지 않아”로 바꿔야 된다.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짓다는 의미로 쓰였으므로 ‘알은척하다’가 와야 바르다.   “오랜만에 거리에서 마주친 동창이 알은척하며 다가왔다”처럼 사용한다. ‘알은체하며’로 고쳐도 된다. ‘알은척하다’와 ‘알은체하다’는 같은 뜻의 단어다. 하나의 단어로 굳어져 사전에 올라 있는 말이므로 띄어 쓰면 안 된다. ‘알은척하다’는 “이제 제법 집안일을 알은척한다”와 같이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는 의미로도 사용한다. ‘아는 척하다(=체하다)’는 이러한 뜻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 썩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알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동사 ‘알다’ 뒤에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상태를 거짓으로 그럴듯하게 꾸밈을 나타내는 보조동사인 ‘척하다(=체하다)’가 이어진 형태다. 한 단어가 아니므로 띄어 쓰는 게 원칙이다.   “그는 건축에 대해 잘 모르면서 매번 알은척하다가 망신을 당한다” “면접관의 질문에 무턱대고 알은척하지 말고 모를 때는 모른다고 할 수 있는 솔직함도 필요하다” “잘 모르면서 알은척하다가는 큰코다친다”처럼 사용하면 안 된다. ‘알은척하다가’ ‘알은척하지’ ‘알은척하다가는’을 ‘아는 척하다가’ ‘아는 척하지’ ‘아는 척하다가는’으로 고쳐야 바르다.   입말에서 ‘알은체하다’와 ‘아는 척하다’를 혼용하는 경향이 있지만 구분해야 한다. ‘안면’과 관련해서 ‘아는 척하다(=체하다)’를 쓰면 안 된다.우리말 바루기 단골인 자신 유산 문제 편의점 주인

2025-01-30

[우리말 바루기] 익숙지? 익숙치?

다음 중에서 틀린 표기를 고르시오.   ㄱ.익숙지 ㄴ.익숙치 ㄷ.익숙하지   물론 ‘익숙하지’를 고른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ㄱ이나 ㄴ 둘 가운데 하나가 문제다. 간결한 맛이 있기 때문에 세 글자로 적고 싶은데 ‘익숙지’인지 ‘익숙치’인지 헷갈린다.   아마도 ‘익숙지’를 잘못된 표기라고 고른 사람이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대충 소리 나는 대로 적다 보면 ‘익숙치’가 자연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익숙지’는 무언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익숙지’가 바른 표기다. 틀린 표기는 ‘익숙치’다. 발음만으로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헷갈리는 부분이다.   ‘-하지’가 줄어들 때 ‘-지’가 되느냐 ‘-치’가 되느냐는 ‘-하지’ 앞이 유성음이냐, 무성음이냐에 달려 있다. 목청이 떨려 울리는 소리가 유성음이고 성대를 진동시키지 않고 내는 소리가 무성음이다.   ‘-하지’ 앞이 유성음(모음이나 ㄴ, ㄹ, ㅁ, ㅇ)일 때는 ‘ㅏ’만 떨어져 ‘ㅎ+지=치’가 된다. ‘흔치, 간단치, 만만치, 적절치, 가당치, 온당치’ 등이 이런 예다.   ‘-하지’ 앞이 무성음(ㄱ, ㅂ, ㅅ)일 때는 ‘-하지’가 줄어들 때 ‘하’ 전체가 떨어지고 ‘지’만 남는다. ‘익숙지, 넉넉지, 거북지, 답답지, 섭섭지, 깨끗지, 떳떳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현상은 ‘-하다’ ‘-하게’ ‘-하도록’ ‘-하건대’가 줄어들 때도 마찬가지다. ‘흔하다→흔타’ ‘다정하다→다정타’ ‘간편하게→간편케’ ‘이바지하도록→이바지토록’ ‘생각하건대→생각건대’ ‘참석하기로→참석기로’ 등으로 적어야 한다.   유성음 뒤에서는 자연스럽게 거센소리가 나므로 크게 헷갈리지 않는다. 무성음인 ‘ㄱ, ㅂ, ㅅ’ 뒤에선 거센소리가 아닌 ‘지’ ‘게’ ‘다’ ‘기’ 등으로 적는다고 기억하면 쉽다. 그래도 어렵거나 헷갈리면 줄이지 말고 아예 ‘익숙하지’ ‘넉넉하지’ 등으로 적으면 된다.우리말 바루기

2025-01-29

[우리말 바루기] 얼굴이 ‘넙적하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들이 있다. “난 얼굴이 너무 널쩍해서 고민이야” “넙적한 얼굴을 갸름하게 고치고 싶어”라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펀펀하고 얇으면서 꽤 넓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이처럼 ‘널쩍하다’ 또는 ‘넙적하다’고 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넓적하다’고 적어야 바르다.   ‘넓적하다’는 ‘넓다’에서 온 말이다. 같은 ‘넓다’에서 온 말이지만 ‘널찍하다’ ‘널따랗다’는 원래의 형태를 살려서 적지 않기 때문에 ‘넓적하다’도 ‘널쩍하다’나 ‘넙적하다’로 적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글맞춤법 제21항을 보면 겹받침에서 뒤에 것이 발음되는 경우 그 어간의 형태를 밝혀 적고, 앞에 것만 발음되는 경우엔 어간의 형태를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는 내용이 있다.   ‘넓적하다’는 발음이 [넙쩌카다]와 같이 나기 때문에 ‘넓-’의 ‘ㅂ’이 발음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어간의 형태를 밝혀 ‘넓적하다’로 적는다.   ‘널찍하다’ ‘널따랗다’는 [널찌카다] [널따라타]로 발음한다. 어간 ‘넓-’의 ‘ㅂ’이 사라지고 [널-]로 발음이 나기 때문에 어간의 형태를 밝히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쓰게 된 것이다.   ‘넙적하다’는 부사 ‘넙적’에 ‘하다’를 붙여 만든 동사로, ‘넓적하다’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큰 개가 고기를 넙적하며 받아먹는다”에서와 같이 ‘말대답을 하거나 무엇을 받아먹을 때 입을 냉큼 벌렸다가 닫다’는 뜻으로 쓰인다. 또 “그는 너무도 고마워서 넙적하고 엎드려 절을 올렸다”처럼 몸을 바닥에 바짝 대고 냉큼 엎드린다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우리말 바루기 얼굴 한글맞춤법 제21항

2025-01-28

[우리말 바루기] ‘설’과 ‘구정’의 차이

설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설날은 29일이다. 한국에서는 27일부터 30일까지 공휴일로 쉰다. 이맘때 한국에서는 마트에 설 선물세트가 가득 진열돼 있고 사람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설 연휴 계획을 짤 때다. 설을 구정이라 부르기도 한다. 구정 선물세트, 구정 연휴처럼 ‘설’과 ‘구정’이란 말이 함께 쓰이고 있다. 둘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설은 추석·한식·단오와 더불어 4대 명절의 하나로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이다. 설날은 정월 초하루, 즉 음력 1월 1일이다. 구한말 양력이 들어온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날에 설을 쇠어 왔다. 전통적으로는 설날부터 정월 대보름까지는 쭉 이어지는 축제 기간으로 이 기간 중에는 빚독촉도 하지 않았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러나 설은 일제 강점기 시련을 겪는다. 일제는 우리 문화와 민족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우리 명절을 부정하고 일본 명절만 쇠라고 강요했다. 특히 우리 ‘설’을 ‘구정’(옛날 설)이라 깎아내리면서 일본 설인 ‘신정’(양력 1월 1일)을 쇠라고 강요했다. 이때부터 ‘신정(新正)’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구정(舊正)’이란 말이 쓰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음력에 맞춰 친척과 만나 제사를 지내고 성묘와 세배를 지냈다.   일본에는 음력설이 없다. 일찍부터 서양 문물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일본은 메이지(明治)유신 이후 음력을 버리고 양력만 사용해 왔다. 이때부터 설도 양력 1월 1일로 바꿨고 지금도 양력설을 쇠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선 원래 ‘신정’ ‘구정’이란 개념이 없었다. 이들 이름은 일제가 설을 쇠지 못하게 하기 위해 설을 ‘구정’이라 격하한 데서 유래했다. 따라서 ‘구정’ 대신 가급적 ‘설’ 또는 ‘설날’이라 부르는 게 좋다.우리말 바루기 구정 구정 선물세트 구한말 양력 일제 강점기

2025-01-27

[우리말 바루기] ‘낚싯군’과 ‘낚시꾼’

몇 년 전 한 낚시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끈 출연자가 부모의 사기 의혹이 불거지며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의혹의 당사자가 본인이 아닌 부모라는 점 때문에 ‘현대판 연좌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긍정적 성격의 소탈한 낚싯군 이미지가 거짓처럼 느껴져 배신감이 크다” “프로 낚싯꾼 못지않은 솜씨와 싹싹한 태도로 호감을 샀는데 안타깝다”는 등 비판적 의견부터 동정론까지 여러 의견이 올라 있다.   이처럼 취미로 낚시를 가지고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을 ‘낚싯군’ ‘낚싯꾼’ ‘낚시꾼’ 등과 같이 다르게 표기하기도 하는데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낚시꾼’이 바른 표현이다.   ‘낚시꾼’은 고기잡이를 의미하는 ‘낚시’에 ‘-꾼’이라는 접미사가 붙어 이루어진 파생어다. 사이시옷이 들어간다고 생각해 ‘낚싯꾼’으로 적기 쉬우나 바른 말이 아니다.   사이시옷은 두 단어가 합해져 합성어가 될 때 붙인다. 두 단어가 합해진다고 해서 모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두 단어 중 하나가 반드시 고유어여야 하고, 원래에는 없던 된소리가 나거나 ‘ㄴ’ 소리가 덧나야 사이시옷을 붙일 수 있다. ‘아랫니’ ‘나뭇잎’ 등이 사이시옷을 넣는 경우다.   ‘낚시꾼’은 두 단어가 합해진 합성어가 아니라 ‘낚시’에 접미사 ‘-꾼’이 붙은 파생어다. 따라서 사이시옷을 붙일 수 없다. 원래에 없던 된소리가 나거나 ‘ㄴ’ 소리가 덧나지도 않는다.   ‘낚시꾼’을 ‘낚싯군’으로 잘못 적기도 하는데, 이는 예전에 ‘낚시꾼’을 ‘낚싯군’으로 적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무꾼’ 또한 ‘나뭇군’으로 적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의 ‘한글 맞춤법’ 제54항에서는 ‘-군’과 ‘-꾼’이 혼동되는 말을 ‘-꾼’으로 적도록 했다. 그러므로 ‘낚시꾼’ ‘나무꾼’으로 써야 바르다.우리말 바루기 낚시꾼 낚시 프로그램 사기 의혹 현대판 연좌제

202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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